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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을 통해 느끼는 하나님의 공의


처서가 지나 백로가 코 앞이다보니 아침 저녁으로 제법 선듯한 기분이 든다. 낮에 만난 추위에 약한 어떤 친구는 왜 이리 날이 춥냐며 벌써부터 옷깃을 여민다.

계절은 변함없이 다시 가을이 왔다. 좀 성급한 말일지 모르겠으나 이제 지난 봄과 여름을 잘 갈무리하고 다가오는 겨울을 준비해야 할 때이다. 정말 자연은 급하지도않고 더디지도 않으면서 제 때에 제 길을 간다.

봄이면 알곡이나 가라지나 구분없이 싹을 티우고 여름이면 때맞춰 내리는 비에 모두들 흡족해한다. 그러나 가을이 오고 겨울이 되면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들어간다.

이윽고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백설에 덮혀 모든 생명은 씨눈 속으로 잦아들게 된다. 이 흐름은 우리가 막을 수도 없고 바꿀 수도 없다. 오직 그 흐름에 맞추어 갈 뿐이다. 그 강렬했던 7.8월의 태양도 그 싱싱했던 5월의 젊음도 이제는 다시 씨눈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그래서 바람 씽씽부는 겨울이 오면 오직 씨눈만 남아서 세월을 기다린다.

모든 생명은 이 흐름에서 예외가 없다.

하나님은 언제나 자비롭고 언제나 은혜스러운 분이 아니다. 그는 자비와 인자의 본체시지만 그러나 때로는 공의의 서슬이 시퍼런 분이기도 하다.

그래서 시인은 이제 집이 없는 사람은 더이상 집을 짓지 않는다고 노래했다. 가을은 새로운 집을 짓기엔 시간이 탁없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어쩌는 수가 없다. 하나님의 공의 앞에 나의 벌거벗은 몸을 드러내는 수밖에 다른 방도가 없다.

그러나 봄. 여름 동안 자기 집을 짓지 않은 사람들은 선듯하니 부는 바람결을 맨몸으로 맞으려 하지 않는다. 어떻게 해서든지 돌아갈 집을 마련하고자 한다.

그러니 싸구려 집장사들이 활개를 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집은 그렇게 단숨에 짓는 것이 아니다. 집을 지음에 있어 가장 필요한 것은 시간이라는 사실이다. 그것도 봄과 여름같은 은혜와 자비의 시간이 있어야 한다. 이런 시간을 다른 일에 허비한 사람들은 돌아갈 집이 없다고 애석해 하거나 강짜를 부릴 일이 아니다. 그냥 감수해야 한다. 요즘 또 항간에 떠도는 이달 23일에 휴거라는 사건이 있다고 하여도 여태까지 준비되지 않은 사람은 그냥 살 일이다. 이제와서 새삼스럽게 호들갑을 떨 일이 아니다.

심은대로 거두는 것은 자연의 법칙이다. 알곡을 심어서 잘 가꾸어온 지난 세월이 있었다면 잘 여문 곡식을 거둘 것이고, 육신을 위하여 육신의 일들에 관심이 있었다면 이제 가을에 스러져 갈 육신을 거둘 것이다. 하나님의 공의는 절대로 이 원칙을 양보하지 않는다.

우리 인생의 게절은 지금 어디쯤 가고 있는가?

지금이 심을 때인가 심은 것을 거둘 때인가?

우리는 무엇을 위하여 무엇을 심어 왔는가?

흐르는 세월과 함께 우리의 돌아갈 곳과 들고 갈 것을 생각하는 가을이 되기를 바란다. 일년에 한번식 되풀이 되는 사계를 보며 일생에 단 한번 밖에 없는 인생의 가을과 겨울을 준비하는 지헤를 찾는 우리가 되기를 기도한다. (*기독저널 카카오 톡 ID : TIM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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