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와 담임의 바람직한 관계, 결국은 상호 노력이 답 “원로는 목회 이양을 받아들이고, 담임은 무리한 밀어내기 말아야”

February 24, 2017

 

 

한국교회 개척 1세대들이 정년을 맞아 은퇴하고 후임 목회자로의 세대교체가 한창인 오늘날, 전국 곳곳의 교회에서는 원로목사와 담임목사 사이의 불협화음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교회 분쟁의 큰 원인을 차지하는 ‘돈’과 ‘이성’ 문제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잡음은 원로와 담임을 둘러싼 교회 내 세력다툼에 의해 발생한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수십년 동안 목회하며 성도들과의 긴밀한 관계가 형성돼 있는 원로목사와 새롭게 부임해 자신의 세력을 구축하기 시작해야 하는 담임목사의 사이에서는 자연스럽게 긴장감이 조성된다. 원로목사는 원로로서 깨끗하게 선을 긋고 담임목사에게 힘을 실어줘야 하고, 담임은 원로목사를 섬기며 차츰 자신의 목회 리더십을 세워가야 하지만 이게 말처럼 쉽지 않은 이유다.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위원장 전병금 목사)가 주최하고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 김경원 목사)가 후원한 ‘원로목사와 담임목사의 바람직한 관계’ 발표회가 지난 16일 서울시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발표회는 김승호 교수(영남신학대 기독교윤리학)의 기조발표에 이어 백장흠 목사(한우리교회 원로)와 손인웅 목사(덕수교회 원로)가 원로목사의 입장에서, 강준모 목사(남성교회)와 최성은 목사(남서울교회)가 담임목사의 입장에서 발표했다.

 

먼저 김승호 교수는 기조발제를 통해 원로목사와 담임목사가 바람직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목회윤리적 과제를 제안했다.

 

김 교수는 “원로와 후임의 갈등은 심리적, 문화적, 역사적, 신학적 원인 등 교회 내외의 다양한 원인들을 그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이러한 갈등이 현재진행형인 교회들이 많이 있으며, 그런 교회들마다 갈등 당사자들과 가족 뿐 아니라 교회구성원 전체가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원로목사가 은퇴 후에도 후임목사의 목회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려 할 경우 후임목사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또한 후임목사가 자신의 리더십을 공고히 하기 위해 원로목사의 영향력을 의도적으로 배척하거나 단절하려 할 경우 역시 갈등의 소지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러한 갈등상황이 처음에는 원로와 후임 사이의 개인적 갈등에서 비롯되지만, 후에는 장로그룹, 안수집사그룹, 권사그룹 등 교회의 중직자 그룹들과 연계되어 그 갈등이 확대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세 가지 갈등사례들을 제시한 김 교수는 갈등 원인들을 △목회철학의 차이 △목회방식에 대한 이해 차이 △심리적 차이 △교우들의 시각 차이로 해석했다.
 

 

그러면서 “원로목사는 목회에 관한 한 자신의 역할을 완전히 후임목사에게 이양했다는 사실을 수용할 필요가 있고 교우들에게도 이 사실을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면서 “원로목사는 후임목사와 교우들을 위해 목회하던 교회를 떠나 새로운 교회에 출석할 필요가 있다”고까지 해법을 제시했다.

 

또한 “은퇴 후에도 자신의 존재가치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나름의 의미있는 일을 찾아 시행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은퇴 예정인 목사는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계획과 준비가 필요하며, 교회는 이런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해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후임목사를 향해서는 “교인들의 원로목사에 대한 향수를 자연스런 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원로목사 사역의 장점을 계승하려는 마음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면서 “교회 내에는 후임목사에게 원로목사의 목회를 계승하는 차원에 대한 기대와 원로목사의 목회와 구별되는 새로운 목회적 차원에 대한 기대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점을 잘 인식하고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급격한 변화를 시도하기보다는 목회에 있어 변화 방향과 속도를 잘 조절하여 추진해 나가야 한다”며 “교회의 특별행사나 명절 등에 원로목사를 초청해 설교나 축도를 할 기회를 제공해 드리는 등 원로목사가 인간적이고 개인적인 차원에서 교우들과의 교제를 계속해 나갈 수 있도록 후임목사가 배려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김 교수는 교우들이 숙고해야 할 사항도 빼놓지 않았다. 교회의 중직들은 원로목사의 고독감과 후임목사의 목회적 부담감을 이해하고 이에 대해 배려할 필요가 있으며, 목사가 현직에 있을 동안 은퇴준비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원로목사 부부에 대한 교회의 재정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원로목사의 입장에서 발표한 백장흠 목사는 “자신이 교회를 개척하고 성장시켰어도 ‘내 교회가 아니다’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후임자는 내가 그 교회에 은혜로 부임했을 뿐 ‘그 교회는 내 교회가 아니다’라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한다면 갈등이 일어날 이유가 없다”고 인식 전환을 요청했다.

 

이어 좋은 관계를 위해 원로목사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먼저 수용하라 △후임이 잘한다고 생각하고 말하라 △기도해줘라 △후임목사 편에 서라 △항상 관용을 베풀려고 하라는 다섯 가지를 제안했다.

 

담임목사로서 발표한 최성은 목사는 “영적이고 신앙적인 차원과 목회적 차원에서 후임 목회자는 원로목사를 진정한 선배로, 영적인 아버지처럼 대해야 한다”며 “원로목사의 목회하던 방법이나 제도를 조급히 바꾸려고만 생각하지 말고 그 사역의 가치를 인정하고 어떻게 계승하고 발전시킬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험에서 나오는 원로목사의 조언은 현대의 틀에 박힌 지침을 뒤집고 우리 교회 토양에 가장 적합한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는 경우가 있다”며 “담임목사는 원로목사의 조언을 은혜의 통로로 감사히 여기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원로목사의 고충을 들어줄 수 있고 은퇴 후 제도적 방편을 마련하고 보살펴 드려야 할 사람은 후임목사여야 한다”며 “후임목사가 원로목사를 위로하고 평생의 목회적 노고를 인정할 때 이것은 교회 전체의 질서를 세우고, 세대를 뛰어넘어 이어지는 아름다운 화음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제안했다.

 

기사제공. 크리스쳔 연합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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