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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째 노숙인들과 사랑 나눔 실천하는 최경숙 집사 - "나 자신의 축복에만 몰두하는 것은 신앙인들의 삶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최경숙 집사

"여기 B 공원인데요 한인들이 많이 계세요. 쉘터에서 쫓겨 났데요!"

기자가 최경숙 집사를 처음 만난 때는 2016년 8월 27 오전 10시경 ... 벌써 1년이 훌쩍 지난 시점이지만 그날의 카랑 카랑한 음성이 여전히 귓전에 생생하다.

전화상으로 들려오는 다급한 목소리는 기자로 하여금 앞뒤 가릴 것도 없이 현장으로 무작정 달려가게 했다.

바쁜 출근시간이 지난 오전 10시, 아침 햇살이 서서히 뜨거워지기 시작하자 인적이 뜸한 공원의 벤치는 어느새 인근 쉘터의 노숙인들의 차지가 되고 이미 한켠에서는 취기가 오른 일부 노숙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저들 만의 작은 사회를 만들어 가고 있었다. 그렇게 최경숙 집사와의 첫 만남이 시작됐다.

올해로 이민생활 31년차, 신앙생활은 서울 새문안교회 주일학교부터 시작하여 효신장로교회(문석호목사)에 출석하는 오늘까지 55년차 신앙인이다.

현재 베이사이드에서 Alpha Nail을 운영하는 최 집사는 틈이 날때 마다 노숙인 걱정이다. 매월 150여명을 상대로 통화해야 하는 전화 업무 가운데 일반 평신도로는 아마 최경숙 집사가 최고가 아닌가 싶다.

"큰 도움을 주는 것도 아닌데 웬 인터뷰"냐고 한사코 손사래를 치지만 최 집사의 작은 관심이 크게 느껴지는 것은 노숙자 사역을 전문적으로 하는 기관에서 조차 관심 밖에 있는 사람들을 향해 시간과 계절을 초월해 진행 중인 배려와 사랑이 더없이 귀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관심 밖으로 노출된 일부 노숙인들의 대변인으로, 때로는 더 가까이서 보듬지 못하는 자신의 현실적인 안타까움 앞에서 푸념섞인 목소리를 높일 때가 있지만 한인 노숙인들을 향한 그녀의 마음이 '그리스도의 사랑'임을 알기에 신문사로써는 그 목소리를 소홀히 넘길 수가 없다.

무슨 일이든 관심을 갖고 5년을 매진을 하다보면 어느새 전문가가 된다는 말이 있듯이 최경숙 집사가 노숙인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단순히 저들의 주린 배를 채워주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노숙인들을 그냥 무작정 도와주는 것만이 상책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보다 전문적인 차원에서 저분들을 이끌어 주는 시스템을 갖추고 사역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신앙을 기초로한 정신적인 치료 문제라든가 신분이 불완전한 분들을 본국으로 돌려보내는 일 들이 보다 체계적으로 이루어 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전혀 그렇지 못한 것이 내내 마음이 아픕니다"

어떤 부분이 그리 마음이 아픈지를 묻자 최 집사는 한 치의 망설임이 없이 말한다.

"먼저 어려움에 처한 작은 분들을 섬기는 사역은 다루기 버겁다고 무작정 쫓아내는 퇴출 보다는 어떻게하든 그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야하는 선도가 우선돼야 하는거 아닌가요? 그런데 현실적으로 그렇지가 못하더라구요.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노숙인들이 길거리에 나와서 매일 하는 말들이 현재 자기들이 머물고 있는 곳에 대해 왜 그리 불평들이 많은지... 물론 그분들의 상황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한인사회나 노숙인 사역기관들이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이 기회에 반드시 드리고 싶은 말씀은 노숙인 사역을 하는 기관들끼리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갖지않고 경쟁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 와중에서 어려움은 결국 고스란히 노숙인들의 몫이 되거든요. 노숙인들이 특정인들의 돈벌이 도구로 이용되는 것 같아 마음이 너무 힘듭니다"

이민자의 삶이 녹녹치 않다는 것은 이미 모두가 경험한 일이니 누굴 도우라고 말하기도 힘들고 그 와중에 그들을 돕겠다고 팔 걷어부친 노숙인 단체들을 향해 "좀 더 잘하라"고 말히기도 쉽지않은 현실이지만 그래도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점은 예수 믿고 찬양하고, 그래서 각자가 받은 은혜대로 선교하고 전도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우리 동네 사회적 약자인 노숙인들을 위해 작은 손길이라도 내밀어서 저들을 보살피는 일도 더없이 중요한 일임에 틀림이 없다.

굳이 최경숙 집사의 말이 아니더라도 몇 몇 교회와 단체들이 특정 사역기관만 편중되게 지원하는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해서 이제는 교계 차원에서라도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어 골고루 나눌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논의를 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오늘도 밤새 배 곪고 일찌기 공원에 나온 젊은 친구를 그냥 지나칠 수 없어 한잔의 커피와 베이글을 손에 쥐어 주고 출근 길이 늦었는지 종종 발걸음 옮기며 기자에게 숨가쁘게 전하는 최 집사의 말이다.

"언제부터인가 나 자신의 축복에만 너무 몰두한 나머지 우리 주변에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을 제대로 보살피지 않는 삶은 예수의 제자로 살겠다고 결심한 사람들이 살아야 할 삶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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